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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카데미'는 미국에 사는 이모가 한국에 사는 조카의 영어공부를 돕기 위해 시작한 '사랑의 전화'이다. 영어 공부뿐 아니라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시작된 엄마와 딸의 신경전을 보다 못해 제3차 대전을 막기 위해 내린 이모의 전략이다. 하루 5분 전화로 이야기하면서 영어도 배우며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이모: 소영! 학교 잘 다녀왔니? 어제는 이모가 피곤해서 일찍 잠들어 버렸네. 미안해...
조카: 괜찮아요.
이모: 오늘 보내준 글에 한국 역사가 나오더라. 미국 사람이 쓰고 미국에서 출판된 책인데 한국 역사와 그 이야기가 나오니 신기하더라. 하긴 요새 K-Pop 때문에 한국이 많이 알려지긴 했어. BTS가 한국을 세계에 알린 애국자가 되었다니까. 게다가 한국 영화도 세계적으로 인정을 많이 받고 있잖아.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게임'까지 한국 영화를 이렇게 미국 안방에서 볼 줄이야. 그런데 사실 아직 익숙지가 않아. 한국영화나 가수를 미국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좋아한다는 게. 한국문화나 사람들은 미국에서 외계인처럼 느껴질 것 같았는데 말이야...
이모: 미국에 20년 살다 보니 이런 날이 다 오네. 그런데 미국에 살다 보면 한국문화와 비슷한 것들도 생각보다 많다. 지금은 다 생각이 안나는데, 살다보면 문득문득 "이거 참 비슷하네" 하는 것들이 있어. 생각나면 또 이야기해 줄게. 오늘은 한국문화는 아니지만 서구문명에서 사용되는 속담이 한국문화에서 사용되는 속담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것을 발견해서 이야기해 줄께.
Upset with the corruption and extravagance plaguing his kingdom, Korea's King Yeongjo decided to change things. In a classic case of throwing out the baby with the bathwater, he banned the traditonal art of gold-thread embriodery as excessively opulent. 나라를 어지럽히는 부패와 사치에 격노한 조선의 임금 영조는 개혁을 결심했습니다. 왕은 전통공예인 금실 자수를 지나치게 호화스럽다고 여겨 금지시켰는데, 이는 목욕물을 버리려다 아기까지 버렸다는 속담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오늘의 양식 2022년 3월 21일 자]
이모: "Don't throw the baby out with the bathwater." "아기를 목욕물과 함께 버리지 마세요"라는 말은 작은 것을 해결하려다 더 큰 것을 망치거나 더 큰 중요한 것을 놓친다는 의미인데 한국에도 비슷한 의미의 속담이 있잖아. 뭔지 알겠어?
조카: 음... 모르겠는데요.
이모: 그거 있잖아.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라는 속담. 이거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벼룩은 잘 잡히지도 않지만 잘 죽지도 않아서 없애려면 불로 태우는 수밖에 없대. 옛날 초가집 지붕의 볏단 속에 벼룩이 많이 살았는데, 그 벼룩들을 죽인다고 불을 지르다가 집까지 몽땅 태워버릴 수 있다는 이야기지. 속담에서 주는 교훈은 나쁜 것들을 없애는 과정에서 좋은 것이나 소중한 것을 잃지 말라는 이야기야.
이모: 근데 말이 웃기지 않아? 황당스럽고? 아기를 물과 함께 버리지 말라... 근데 어원을 알면 이해가 갈 수도 있어. 옛날에는 물이 귀해서 같은 물로 여러 사람이 목욕을 했대. 그래서 어른들이 먼저 씻고 난 물에 아기가 씻을 때가 되면 물이 너무 더러워져서 아기가 있는지 없는지도 구분이 잘 안 되었다네. 그러니 목욕을 다 하고 나서 물을 버리려고 할 때, 물속이 있는 아기도 함께 버려질 수 도 있는 상황을 비유해서 만들어진 속담이래.
이모: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똑같아. 알고 보면 미국 사람들도 한국 사람처럼 정도 많고 의리도 있고 그렇다. 결국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고 세상은 나뉘었어도 결국 하나로 통한다니까. 오늘 속담처럼 말이야. ㅎㅎㅎ 이게 이모가 외국생활 20년 하면서 깨우친 것이란다. 소영이도 새로운 학교 생활 어려워말고 잘 지내봐. 사람은 모두 다 똑같아. ㅎㅎㅎ 잘 자.
조카: 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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