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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ing/그림책

(그림책)형제설비 보맨

by 빛너만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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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하연/그림 카오리

보맨이 뭘까?
모르겠는데
보맨은 보일러맨의 줄임말이래.
줄임말이 뭐야?
엄마가 지난번에 깜놀이라고 했는데 그게 뭐냐고 물어봤잖아. 깜짝 놀라다. 

  보맨은 보일러맨의 줄임말이었다. 보일러를 알 턱이 없는 아이들은 보일러맨의 줄임말이라고 이야기해 줘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파란 대문집 할머니는 독거노인이시다. 마을 사람들이 할머니의 쌀독을 가득 채워드리지만 아들과 소식이 끊어진 다음 식욕과 말도 잃어버리셔서 쌀독은 줄어들지 않는다. 전봇대아래 버려진 깡통, 신문지, 병들을 보일러실에 주워 모으며 텅 빈 마음을 채우시려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문득 친정화장실에 아빠가 매일 어디선가 날라와서 잔뜩 모아진 선풍기들과 여러 전자제품들이 떠오른다. 

  한겨울에 사람의 온기만으로도 집은 훈훈해지는데 혼자사는 집에 보일러가 고장 난 다면 얼마나 추울지.. 추위를 유독 많이 타는 나로서는 상상만으로도 손이 시리다. 서로서로 도와가며 사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이따 가유!, 어디 계셔유!, 파란 집이유!, 부탁드려요! 보맨은 충청도 사람인지 말끝에 정감 있는 사투리가 반복된다. 요즘은 충청도 사람들도 ~유 하는 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드물다. 시골도 도시화가 되고 모든 도시에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많은 어르신들도 아파트에 사는 요즘 사회에서 그림책에서나마 아이들과 잠시 시골정서의 느낌을 느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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