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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ing/그림책

(그림책)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by 빛너만 202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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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리장성에 가본 적이 있는가. 나는 가봤다. 그것도 한겨울에. 중국의 겨울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중국의 겨울은 칼로 살을 도려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중국어로 이런 표현도 있다. 

天气真是刺骨的寒冷啊! tiānqì zhēnshì cìgǔde(정말 살을 에는 듯한 추위야!)

 나의 만리장성의 기억은 내려올때가 걱정되는 굉장히 가파른 계단과 너무너무 추웠던 날씨가 전부다. 그래서 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가이드는 이런 말을 했다. "중국으로 부모님을 보내드리는 것은 효도여행이 아니고 고생 여행이다."  중국은 정말 대륙이라 걷기도 많이 걸어야 하고 차도 오래 타야 한다.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이시라면 장관을 느끼는 것은  둘째치고 너무나 고된 여행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중국이 나오는 책은 아니다. 흔히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중국집이야기다. 짜장면이 먹고 싶어지는 군침이 생기는 책이다. 어디선가 짜장면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어려서는 '우리 집이 중국집이나 치킨집이었으면 좋겠어.'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해봤을까나.
 책에 등장하는 김끝순여사님은 손자 영재와 한글을 배우러 다니신다. 빨간 가방을 메고 손주 손을 잡고 의욕 넘치는 모습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멋지고 한편으론 귀엽다.
 중국집차림표는 한글 공부하기 안성맞춤이다. 아빠가 메뉴판을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순서대로 해 놓으셨다고 하니 아들은 소용없다고 딸이 최고라고 하며 아들맘에게 딸을 낳으라고 하시는 요즘 어르신들의 말이 무조건적이지 않다고 본다. 

중국집 메뉴판에 전복죽이 있다?
할머니가 소화가 안되시나 싶은데 한 페이지만에 할머니가 안 계신다. 급전개에 당황스러웠다. 할머니만 영정사진에서 웃고 계실 뿐 식탁에 모여앉은 가족들의 표정에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간판을 거꾸로 단 이유를 나를 포함한 동네 사람들이 모두 궁금해했고 그 이유가 곧 나온다.
영재의 아빠 장배식씨, 김끝순 여사님의 아드님은 참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스포는 하고 싶지 않다. 

마지막 면지에는 별똥별일지 중국집 커튼처럼 보이는 발이 한가득 쏟아진다. 하늘에서도 김끝순 여사님은 행복하실 것 같다. “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는 결국 보고 싶은 어머님께 하고 싶은 인사였던 거구나.

 

 
어서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킨더랜드 픽처북스)(양장본 HardCover)
우리 집은 중국집입니다. 짜장면이 최고로 맛있습니다. 아빠는 요리를, 엄마는 배달을 합니다. 내가 유치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할머니는 한글을 배웁니다. 우리 집 차림표는 다른 중국집과 다릅니다.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순서대로 아빠가 고쳐 놨거든요. 어느 날, 우리 집 차림표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간판도 새로 달았습니다. 이제 그리운 손님을 기다립니다.
저자
이정록
출판
킨더랜드
출판일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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