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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ing/그림책

(그림책)페르디와 작은 웅덩이

by 빛너만 202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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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줄리아 롤린슨,그림:티파니 비키, 후남옮김

   엄마와 캠핑을 가는 아기 여우와 엄마의 뒷모습으로 그림책이 시작된다. 어딘가 갈 때 아이들은 항상 언제 도착하냐며 얼마나 남았냐며 아직도 멀었냐며 계속 묻기를 반복한다. 페르디도 그렇다. 아이들은 모두 그렇다.
  바다로의 캠핑이라니 낭만적이다. 그러고 보니 청춘일 때 모닥불 피워놓고 불멍했을 때가 있었다. 사람들은 마음이 답답하거나 심란하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 정리가 필요할 때 바다를 찾는다. 뻥 뚫려 한없이 펼쳐지는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마음의 평온을 찾는다. 바다는 우리에게 그런 존재인가 보다.
  썰물과 밀물을 모르는 페르디가 말라 가는 웅덩이의 친구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까.
갈매기와 대화하는 무릎 꿇은 자세의 페르디의 모습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무릎을 자주 꿇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교차된다.
다음 날 아침 바다에 물이 차 오른 것을 보고 페르디는 기뻐한다.

"어서 와 바다야! 네가 돌아와 줘서 정말 기뻐"


  밤새 돌봐준 꽃게를 놓아주면서 예쁜 작별인사의 말을 전한다.

"이제 네 집으로 돌아가. 네가 많이 보고 싶겠지만."

  꽃게가 가야 할 곳을 알고 힘든 이별을 기쁘게 할 줄 아는 페르디의 마음이 기특하다.
우리 아이들이 페르디에게 이별하는 법을 배워야 하겠다.
  얼마 전 가족모임에서 배추를 받아왔는데 달팽이가 두 마리나 나왔다. 아이들은 키우고 싶다고 졸라댔다. 느림보 달팽이인 줄 알았더니 이쪽으로 움직였다 저쪽으로 움직였다가 배추도 엄청나게 먹고 똥도 엄청나게 눈다. 다행히 달팽이는 아이들의 보살핌 속에 한달이 넘도록 잘 지내고 있다. 얘네들과 어떻게 이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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