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면 반납한 책들이 놓여있는 수레에서 가끔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그리고 그 날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증기기관을 만든 사람이 증기기관을 고치던 엔지니어 제임스 와트가 아닌 토머스 뉴커먼이라는 사실을 나는 어디서 알 수 있었을까. 책을 읽다 보면 책에서 인용하는 수많은 책들이 나온다. 이 책은 내가 본 책중에 가장 많은 책들이 등장하는 책이며 내가 좋아하는 문구 '메멘토 모리'가 엄청 나오는 책이고 얼마 전 아이들과 만화로 완독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필록테테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도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지 않았더라면 필록테테스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 무슨 소린지도 몰랐을 것이다. 책이 이렇게 연결된다는 것이 신기한 순간이었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한때 이화여대 진학을 원했던 적이 있다. 만약 이화여대에 갔더라면 고인의 수업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럼 스승의 날에 나는 수업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교수님, 돌아가시면 안 돼요."라고 말했던 어느 여학생처럼 교수님을 찾아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촛불은 끝없이 위로 불타오르고, 파도는 솟았다가도 끝없이 하락하지,
하나는 올라가려고 하고 하나는 잠잠하려고 한다네. 인간은 우주선을 만들어서 높이 오르려고도 하고,
심해의 바닥으로 내려가려고도 하지. 그러나 살아서는 그 곳에 닿을 수 없네. 촛불과 파도 앞에 서면 항상 삶과 죽음을 기억하게나. 수직의 중심점이 생이고 수평이 중심점이 죽음이라는 것을.
-책에서 발췌-
현대인들은 병원에서 태어나서 병원에서 죽는다고 한다. 오늘 나는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남편에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신청하러 가자고 이야기했다. 장기기증도 신청해야겠다.
지성인은 이런분들을 말하는 거구나,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 인터뷰하신 김지수 작가님의 필력에 압도되어 어떤 책은 아무나 쓸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닌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표현을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언어를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느낌. 사실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라는 글을 보고 연예인 김지수? 이런 생각을 했었다. 책을 읽고 난 후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구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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