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도서관은 너무 좋다. 매달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비치해주고 신청한 사람에게 먼저 대출해준다. 마치 새 책을 산 것처럼 느껴진다. 일단 대출해서 읽고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이 들면 구입한다.
검정색표지에 금빛 글씨가 눈에 확 들어온다. 내가 팔로우하고 있는 한 페이지 가량의 글로 긴 여운을 주시는 인기 블로거 부아C님의 첫 책이자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책의 두께가 보통이나 가독성이 좋아 잘 읽힌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글을 메모하던 중 어느덧 책을 계속 필사하고 있다. 내 삶을 점검해보고자 할 때 , 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은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라면 추천드리고 싶다.
좋은 책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같이 읽자고 추천을 한다. 친구들은 너무 읽고 싶은데 책이 읽히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책을 읽은지 한 페이지도 안돼서 스마트폰을 꺼내 만지작거린다. 길을 걷거나 식당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한 채 길을 걷거나 밥을 먹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는 두 사람이 함께 마주 보며 식사를 하는데도 각자의 스마트폰을 보며 먹는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걱정하면서 부모들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직장에 들어간 후 실적압박에 스트레스를 받고 '이 길이 정말 내 길일까'라는 생각에 끝없이 혼란스러웠던 무렵 점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나는 진로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며 꿈이 없는 사람이었다. 시험점수에 맞춰 학교에 진학했고 그저 취직이 잘 되는 과라고 해서 전공을 정했다. 졸업 후 취직을 해야 했고 운 좋게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대학시절부터 타로점, 용하다는 점집에 점을 보러 가는 것을 좋아했다. "언젠가 갑자기 직장을 뛰쳐나올 때가 있을 것이니 그때를 위해 준비를 해라. 불로소득을 바라지 말아라." 스무 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저축도 많이 했지만 매주 로또를 산 적이 있었다. 굉장히 뜨끔했던 순간이었다. 나는 그 언젠가를 위해 준비하지 못했다. 결국 준비하지 못한 채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나는 불로소득을 바라며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 무책임한 사람이었다.
책의 프롤로그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지옥은 견딜만한 지옥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나는 책에 나오는 직장인의 선택지 중 전쟁터가 싫어서 준비없이 지옥으로 가는 것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직장을 그만둔 선택이 두 번째로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14년간 몸 담았던 직장을 그만둘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용기가 대단하다",”부럽다”였다. 퇴사직후 직장에서 누리던 그 모든 것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소속감이 없어지니 허탈했고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테두리를 벗어나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견딜만한 지옥에서 그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살았을 것이다.
"직장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누구도 믿어선 안돼."라는 말을 해준 선배가 있었다. 한번은 내가 받아야할 포상이 팀장의 승진을 위해 필요하다는 사실을 회식자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철면피로 밀고나가 빼앗기지는 않았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아랫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윗사람보다 아랫사람을 챙기는 분들은 승진해서 올라가지 못하고 승진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눈치 빠르게 라인을 잘 타고 아부 잘하는 사람이 승진할 확률이 높다. 내가 잘되기 위해선 다른 누군가는 잘되지 못함을 의미한다. 직장은 철저한 경쟁사회를 몸소 실감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남편의 프로포즈를 받으며 ‘이 사람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다짐을 했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말에 공감한다. 나는 확실히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났다. 운이 좋게 나는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고 재직 중에 소개팅 제안도 꽤 많이 들어왔다. 엄마는 내가 우리 집보다 잘 사는 집으로 시집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셨다. 스무 살부터 대학 내내 아르바이트하며 학업을 병행했던 내가 안타까워 보였나 보다. 사이가 좋지 않으셨던 부모님을 보며 배우자를 선택할 때 제일 1순위가 돈이 아닌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택을 하며 인생을 살아왔지만 내가 한 선택에 항상 불안했다. 남편은 나의 선택을 언제나 지지해주는 사람이다. 나의 최대치를 올려주는 사람, 나의 배우자다. 친구 말에 따르면 나는 "짜증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의 남편과 연애를 한 이후로는 그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던 부분을 친구가 말해주자 그제야 알게 되었다. 지금의 배우자를 선택한 것이 내게 가장 현명하고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늘 남편과 시댁 형님들의 언행을 보며 많이 깨닫고 배운다.
작가는 모든 생각에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생각이 많은 나는 내 생각이 잡념과 상념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혼자하는 생각은 가치가 없으므로 반드시 세상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하니 나도 용기 내어 내 생각이 타인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통되길 바란다.
이제 나는 점을 보지 않는다. 결혼 후에도 힘든 시기들이 있었으나 점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대신 책을 읽는다. 책 속에는 지혜와 위안과 벅참과 또 너무나 많은 책들이 들어있고 요즘은 점점 더 읽고 싶은 책이 많아져 기분이 좋다.
책의 주옥같은 많은 문장 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글귀를 소개하고 싶다.
우리는 남이 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당신이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말이 많든 적든, 공감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이 없다. 나에게 제일 편한 방식은 롱런할 수 있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인생에서 모든 힘은 장기간에 걸쳐 축적되는 일관성에서 나온다. 대단한 것들이 대단한 인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들을 오래하면 대단한 인생이 만들어진다. 나에게 맞는 것을 해야 오래 할수 있고, 오래한 것들이 결국 나를 더 나로서 존재하게 만든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타인이 아닌 나로서 존재할 때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내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시련을 두려워하지말자. 살면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시련들이 사실은 우리 인생의 선물이다.
-부의 통찰 중에서-
'lov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가볼까?] 전시_폴란드 일러스트레이션의 거장들 (0) | 2022.10.07 |
|---|---|
| 언어능력 키우는 아이의 말하기 연습 (1) | 2022.09.23 |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0) | 2022.09.17 |
| 나는 아끼는 대신 더 벌기로 했다. (0) | 2022.09.06 |
| [가볼까?] 이팝나무 그림책 도서관 기획전시 (0) | 2022.08.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