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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ing/그림책

(그림책)만년샤쓰

by 빛너만 202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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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도서관은 매주 수요일마다 10권의 책을 빌릴 수 있다.
수요일마다 엄마들은 카트를 끌고 와 가족수대로 회원증을 가지고 와서는 한 질 정도의 책을 빌려간다.
다른 요일에 가서 다 채우지 못한 여분의 권수를 빌리려고 하다가 수요일이 아니라는 사실에 아차하고 정신을 차리는 날도 더러있긴 하지만 너무 좋은 우리동네 도서관의 장점이다. 아이들이 마음대로 고른 책은 집에서 전집읽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아마도 책의 제목을 보는 사람들은 대다수 만년샤쓰가 무슨뜻일까 하는 생각을 가질 것 같다.

만년의 사전적 의미 : 오랜세월, 언제나 변함없이 한결같은 상태.
샤스의 사전적 의미 : 서양식 윗옷. 양복저고리 안에 받쳐 입거나 겉옷으로 입는 옷.


눈물이 많은 편인 나는 아이들과 애니메이션을 보러 극장에 가더라도 휴지를 꼭 챙겨야 한다. 포켓몬스터 극장판을 보면서도 나 혼자 꺼이꺼이 우는 경우가 있다. 책을 끝까지 읽기도 전에 아이들이 휴지를 갖다줬고 나는 흐르는 눈물을 한동안 흘렸다. 엄마가 왜 우는지 모르는 아이들은 내 눈물을 닦아주기만 했다.
그림책 속 짧은 글 안에 그 시절의 추위와 힘듦과 배고픔이 느껴지게 묘사가 잘 되어있다.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고 무개념에 이기주의같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우리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의젓한, 벌써 철이 잔뜩 들어서 안타까운 창남이에게 샤쓰열장을 선물해주고 싶은 밤이다.


오늘 농수산물시장에 가서 큰 아이가 좋아하는 사과와 꼬마아이가 고른 딸기를 사왔다. 이번철엔 딸기가 특히나 비싸서 처음 사주는 거였는데 한접시 가득 씻어서 줬더니 꼬마아이가 금방내 다 비웠다.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니가 어떤 심정으로 그 말을 하셨을지 알 수 있을것만 같다. '이렇게 잘 먹는 걸 이제야 사줬네.'싶어서 마음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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