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는 유럽, 미국에서 더 유명해.

미국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주 훌륭하게 지어진 주택을 싸게 나왔다고 후진 동네에 위치해도 사는 사람

 

반면에 미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을 꼽으라면, 

다 쓰러져가는 주택이 부자/좋은 동네에 위치하면 제값을 주고라도 사는 사람 

Photo by Max Rahubovskiy: https://www.pexels.com/photo/residential-cottage-house-with-courtyard-5997993/

 

입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농담인 것이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집 구매에는 '입지, 입지, 입지!'를 강조한다. 

그런데 입지가 아이들 교육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이제부터 더욱 눈에 불을 켜고 집을 구할 때 '입지'를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2020년 'The Origins of You: How Childhood Shapes Later Life'은 네 명의 발달 심리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발간한 책으로,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나이가 들어도 반사회적이고 나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란 또래의 친구들은 성숙해지면서 비행을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학생들에게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고 한다. (나를 포함)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더욱 관심을 끌게 했다. 

또한 하버드대학의 경제학자 Raj Chetty가 연구한 것도 지역과 동네를 구분짓는 우편번호가 고등학교 중퇴율이나 십 대 임신율, 십 대 수감률 등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더해 네덜란드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자녀의 교육은 가족의 경제적 상황보다 자녀가 주변에 부유한 이웃과 함께 자라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기서 '부유한 이웃'은 돈이 많다는 의미보다는 풍족한, 유복한 등의 질적, 양적인 요소를 모두 감안해야 한다. 델프트 공과대학(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의 연구원 아가타(Agata Troost)와 연구원들은  네덜란드 국가 자료를 이용하여 1995년에 태어난 모든 네덜란드 아이(총 140,338명)의 출생부터 23세까지 주소를 추적했다. 위치 추적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각 아동의 주변 이웃에 대한 사회, 경제적 프로필을 작성하여, 부유층, 중산층 또는 불우한 이웃의 비율을 계산했다. 

Photo by Kostiantyn Stupak: https://www.pexels.com/photo/panoramic-view-of-hedge-and-raw-houses-across-large-body-of-water-190339/

연구진은 부모의 소득과 교육 수준 등 다른 여러 요인을 통제한 후, 부유하거나 빈곤한 아동이 겪는 경험은 부유한 이웃에 노출되어 얻은 경험보다 궁극적인 학교 교육 수준에 덜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잘 관리되고 조성된 공원이나, 도서관, 축구장, 그리고 교육 수준이 높은 이웃과의 교류가 많은 부유한 지역에서 자란 경우 가난한 아이라도 가진 능력을 그 이상으로 향상할 수 있음을 말한다.  

아가타박사는 "부유한 가정은 기회를 창출하는 이웃들과의 교류 및 활동을 만들어 준다."고 하며, 이러한 장점은 그와 같은 부유한 환경과 가까이 사는 동네 아이들과도 공유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연구의 결과는 학교에 영감을 주는 훌륭한 교사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학생의 진로선정 또는 능력 향상등에 영향을 준다는 Chetty박사의 연구에도 부합되는 결과이다. 교실 안에서든 길거리에서든 가족 이외의 사회적 상호 작용이 청소년들에게 동기 부여와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동시에 이 연구는 가정 환경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부모가 교육을 잘 받으면 자녀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일반화되고 알려진 내용이다. 한마디로 도시든, 시골이든, 부자 동네든 가난한 동네이든지 부모의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오늘의 결론은, 맹모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교육열이 대단하기도 했으나 아무런 정보도 없던 시절에 이 진리를 깨달았다니 말이다. 부모의 교육 수준과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일상적으로 접촉하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니 말이다. "입지, 입지, 입지"는 부동산 업계에서는 맹모 이전부터 중요시되어왔을 수도 있지만 교육계에서 다시금 큰 키워드로 부모들이 머릿속에 새겨두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