º11월인데 첫눈이 왔다. 우리 동네는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남쪽 경계에 위치하고 있기에 추위가 심한 곳은 아닌데, 11월 중순도 안돼서 눈이 오다니. 환절기라서 날씨가 감을 잡을 수 없다.

아이들은 첫눈을 보자마자 옷도 있는 옷에 목도리만 걸치고 나가서 요렇게 신나게 놀았다. 그러고는 결과는 물론 그다음날 감기지.

갑자기 내린 눈에 준비 없이 나갔다가 찬기운에 목감기에 걸렸다. 다행히 열은 많이 나지 않아서 가볍게 지나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문제는 목이 따끔따끔하단다. 열이 없으니 맛도 없는 해열제를 먹이기도 그렇고 먹이기도 힘들고 해서 목에만 필요한 목캔디를 처방하기로 했다. 약으로 캔디를 먹는다는 말에 아이들은 아픈것도 감수하고 약국에 따라나섰다.
작은애는 사탕이라면 쓴맛, 단맛 가리지 않고 먹을 입맛이지만 큰애는 향에 민감해서 먹는 맛, 안 먹는 맛이 확실하다. 딸기맛이나 레몬맛은 절대 먹지 않는다.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아이 의견에 상관없이 함부로 사 왔다가는 입도 데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약국으로 같이 들어가서 본인이 선택하게 해야 한다.
약국에서 목캔디가 진열된 코너를 찾았는데 우리가 원하는 물건이 안보여 마침 근처에서 물건을 진열하고 있던 직원에게 물었다.
'호올스'가 안 보이네? 너네 있니?
"What?"
미국에서 보통 이런 대답은...
도대체 뭔소리 하는 거야?
뭐지?
뭐라고?
뭐?
이런 반응을 기대하지 않아서 점원만큼이나 나도 황당했다. 처음 들어본다는 듯한 그런 반응이었다. 완전히 무슨 외국어를 듣는 듯이... 나는 나름 '호-올-스' 'Cough Drop'이라고 재차 말하면서 이걸 모르는 점원을 더욱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런 거 없어"라는 대답으로 대화는 끝이 났다. 사실 우리가 찾던 것은 바로 발아래 걸려 있었고 직원의 도움 없이 사 가지고 나왔다.

그런데 집에 오면서 아이들이 봉지를 보면서 "할ㄹ스" 라고 읽으면서 캔디를 하나씩 까먹고 있었다. 순간 드는 생각이 콩글리쉬! 우리나라 제약회사에서 Halls를 수입하면서 '호올스'라고 콩글리쉬로 제품명을 만들어서 한국 사람 모두를 콩글리쉬로 교육시켜 버린 것을 알았다. 나 역시 미국에 유학 오기 전부터 알고 먹었던 호올스를 미국 발음으로 고쳐서 쓸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부터 미국에서 '호올스'를 찾지 마세요. '호올스'는 없습니다. '할ㄹ스'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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