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oving/좋은 글

하루의 기도

by 빛너만 2022. 3. 12.
반응형

하루의 기도

 

(깨어 일어나며)

잠에서 깨어 일어나며 나는 웃네.

싱그런 스물네 시간이 내 앞에 있구나.

순간순간 꼭 채워 살면서

모든 것을 자비의 눈으로 바라보리라.

 

(거울을 보며)

깨어 있음은 거울,

땅, 물, 불, 바람이라는

네 가지 근본을 비추는 거울이어라.

아름다움은 가슴,

사랑과 열린 마음을 낳아 주는 가슴이어라.

 

(물을 받으며)

물이 산 높은 데서 흐르네.

물이 땅 깊은 데서 달리네.

기적이구나,

우리에게로 오고

만물을 살려 주는 물이여.

 

(손을 씻으며)

물이 내 손 위로 흐르네.

잘 아껴 써서

소중한 직별을 보존해야지.

 

(이를 닦으며)

이를 닦고 입을 헹구며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말할 것을 서원하네.

내 입이 바른 말로 향기로울 때

내 가슴 정원에 꽃 한 송이 피어나겠지.

 

(옷을 입으며)

옷을 입으며

이 옷을 만든 이들과

이 옷으로 바뀐 물질들이 고맙구나.

바라건대 모든 이들이 넉넉하게 옷을 입었으면.

 

(포옹하며)

숨을 들이쉬면서, 내 아이를 껴안으니 참 행복하구나.

숨을 내쉬면서, 네가 내 품에서 진실로 살아 있음을 안다.

 

(비질을 하며)

깨어남의 바닥을 조심스레 비질할 때

깨달음의 나무 하나 대지에서 돋아나리.

 

(욕실을 청소하며)

북북 문질러 깨끗이 닦네.

얼마나 놀라운가!

날마다 가슴과 머리가 깨끗해지니.

 

(걸으며)

마음은 만 갈래로 흩어지지만

그래도 이 아름다운 길,

평화로이 걷고 있네.

발걸음마다 서늘한 바람 한 줄기,

발걸음마다 한 송이 꽃.

 

(밭을 가꾸며)

흙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흙이 우리를 먹여 살리네.

우리 다시 흙으로 돌아가니

태어남과 죽음이 순간마다 여기 있구나.

 

(채소를 씻으며)

신선한 채소에서 초록빛 해를 보네.

만물이 더불어 생명을 살리네.

 

(쓰레기를 버리며)

쓰레기에서 한 송이 장미를 보고 

장미에서 쓰레기를 보네.

만물은 끝없이 바뀌네.

영원 또한 순간이구나.

 

* 얼마 전 입적하신 틱낫한 스님의 ‘하루의 기도’를 옮겨봅니다.

반응형

'loving >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사람이 변하는 것입니다. (하나)  (1) 2022.03.13
매일의 명언#10  (0) 2022.03.13
매일의 명언#9  (1) 2022.03.12
매일의 명언#8  (0) 2022.03.11
매일의 명언#7  (0) 2022.03.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