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고 무모한 투자자들
800파운드짜리 고릴라 한 마리와 작은 고릴라 떼 중 어느 쪽이 더 위협적일까?
예전에는 대형 증권사와 헤지펀드가 시장을 움직였고, 지금도 여전히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세력이 등장했다. 스스로를 “에이프(apes)”라고 부르는 개인 투자자들은 2021년 밈주식 열풍 당시 월가를 충격에 빠뜨렸고, 지금은 그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소셜미디어에서 투자 신호를 얻는 젊은 층 중심의 초활동적 트레이더들은, 약 12조 달러 규모의 리테일 브로커리지 계좌를 보유한 수백만 미국 개인 투자자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은 군중처럼 움직이고 레버리지를 활용해 영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실제 규모 이상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그 현상이 두드러진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4월 중순 이후 개인 투자자 거래량이 28% 증가했고,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 바스켓은 같은 기간 29% 상승했다고 추산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공포장, “해방의 날(Liberation Day)” 매도세 등 여러 급락장에서도 나타났다. 이는 시장이 악재에 반응하는 방식뿐 아니라 양자컴퓨팅 같은 새로운 기술 열풍을 받아들이는 열기까지 바꿔놓았다.
찰스 슈왑의 수석 투자 전략가 리즈 앤 손더스는 “시장은 이제 집중력이 짧은 자금들로 가득 차 있다”며 “우리는 확실히 새로운 시대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증권업 자율규제기관인 FINRA는 2025년 연령대별 투자 성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자의 3분의 1은 재무 목표를 달성하려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35세 미만에서는 그 비율이 62%까지 올라갔다. 또 젊은 층의 43%는 옵션 거래를 한다고 답한 반면, 55세 이상에서는 10%에 불과했다.
기성세대는 늘 젊은 세대를 무모하다고 생각해왔다. 오토바이를 타는 것 같은 신체적 위험이든, 레버리지 ETF 단타매매 같은 금융 위험이든 마찬가지다.
특히 지금은 자산 격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35세 이하인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장기적이고 심각한 약세장이 왔을 때 실제로 주식을 사고팔 나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폭락장은 역사상 가장 빠른 회복세를 기록했고, 동시에 지루함을 느낀 수백만 젊은이들이 증권 계좌를 개설하던 시기와 겹쳤다.
그 시기는 스포츠 베팅 붐과도 맞물렸다. 이제는 투자와 도박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손더스와 동료 케빈 고든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투자와 도박의 차이,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투자자처럼 사고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몇 주간 반도체처럼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인기 테마는 나이 많고 경험 많은 투자자들, 심지어 월가 전문가들까지 끌어들였다. 손더스는 그것이 매우 유혹적이라고 말한다.
“이 사람들이 다음에 어떤 ‘반짝이는 대상(shiny object)’에 열광할지를 알아낼 수 있다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Spencer Jakab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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