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채권?
100년 후 당신의 계획은 무엇인가?
아주 어린 투자 뉴스레터 독자가 아니라면, 100년 후 일정에는 아마도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2126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발행했다.
기업들이 100년 만기 채권(센추리 본드)을 발행하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왜 이를 사려고 몰려드는지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런 괴리는 개인 투자자와 전문 펀드매니저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일반인에게는 위험하고 불필요해 보이는 것이 금융의 특정 영역에서는 오히려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초장기 채권의 문제는 단지 원금을 돌려받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점만이 아니다. 이를 발행한 기업, 국가, 대학들은 매우 매력적인 낮은 금리를 확보했다는 점이 문제다.
여기에는 ‘듀레이션(duration)’이라는 개념이 작용한다. 이는 약속된 현금흐름이 얼마나 먼 미래에 집중돼 있는지를 의미한다. 듀레이션이 높을수록 시장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해진다. 역사적으로 낮은 이자율(쿠폰)로 100년 채권이 발행되면,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초저금리 환경을 활용해 2020년에 발행된 오스트리아 정부의 100년 만기 채권을 산 투자자들을 떠올려 보자. 이 채권의 쿠폰 금리는 0.85%로, 인플레이션에도 훨씬 못 미친다. 현재 이 채권의 가격은 액면가 1유로당 0.30유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매입하는 것은 보험사와 연기금의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이들은 사람들의 수명처럼 매우 장기적인 부채를 지고 있기 때문에, 듀레이션이 길면서도 “안전한” 자산을 갈망한다. 신용등급이 높은 발행자에게는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다.
일부 헤지펀드도 100년 채권을 좋아한다. 다만 이유는 다르다. 금리가 조금이라도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하면, 이 채권을 거래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종종 “스마트 머니(전문 투자자들)”가 무엇을 사는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초장기 채권은 금리를 예측하고 직접 매매할 계획이 없다면, 이를 따라 하는 데 있어 특히 어리석은 방법일 수 있다.
장기적인 전망도 불확실하다. 부채가 많은 서구 국가들은 늘어나는 빚을 감당하기 위해 지출을 대폭 줄이거나 세금을 크게 인상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대신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 가치를 서서히 깎아내리려는 유혹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초장기 채권의 가치를 사실상 태워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전문가들이 개인 투자자와 달리 사는 자산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많은 액티브 주식형 펀드는 S&P500 같은 주요 지수와 매우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다. 성과 기준이 되는 지수에서 지나치게 벗어나는 것은 펀드매니저에게 커리어 리스크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당신의 위험은 은퇴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인공지능(AI) 테마에 크게 의존하는 지수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토록 쉽고 저렴했던 적도 없다. 소형주, 가치주, 해외 주식은 투자자들이 분산투자의 지혜를 다시 깨닫기 시작하면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핵심은 신중함이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는 분산투자가 오히려 전문가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언젠가 당신은 이 이야기를 증손주들에게 들려줄지도 모른다.

[출처: 월스트리트 저널, Spencer Jacab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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