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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금쪽상담소에서도 인정하는 교육법 _코파기의 즐거움

빛너만 2023. 7. 1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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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의 금쪽 상담소에서도 이 정도면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도록 해 줘야 합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게 심지어 검지 손가락을 콧구멍에 쑤욱 집어 놓고 코를 파는 것일지언정.  

어젯밤 막내 아이(7살)의 한마디에 나의 위생 관념 및 젠틀맨을 위한 에티켓 교육을 접기로 했다. 한여름 밤 숙면을 위해 샤워를 시원하게 마치고 깨끗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기분 좋게 침대에 누웠다. 하루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저녁도 다 먹고, 샤워도 다 했고, 오늘의 모든 일과가 다 끝났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서 서로에게 굿 나이트을 나긋이 불러주고 휴식과 숙면을 취하면 되는 순간!

Photo by Ron Lach : https://www.pexels.com/photo/young-girl-sleeping-tight-in-her-bed-among-beloved-cuddly-toys-9874612/

 사랑스런 눈으로 막내 아이를 바라보면서 굿 나이트을 외치려는 순간 아이의 손가락이 콧구멍 속에서 꿈틀대면서 한순간 내 평안한 마음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코파지 말라고 했지?

Pixabay 로부터 입수된  愚木混株 Cdd20 님의 이미지 입니다.

그런데 아이의 표정이 너무나 만족스러워하면서 한마디 하는데 그만 인정하고 말았다. 

Picking nose never gets old. It is like finding a treasure. Hum...
(코파는 건 질리지가 않아. 보물을 찾는 기분이야. 음...)

이렇게도 좋아하는 일인데 위생 관리니 에티켓이니 소리치면서 외쳐봤자 아이들 귀에 들리지도 않을뿐더러 아이의 만족스러워하면서 입을 반쯤 벌리고 캬~하는 분위기를 생성하면서 즐기는 일인데 교육적인 차원에서도 그냥 하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의 개인적인 견해지만, 오은영 박사의 금쪽 상담소를 보고 배운 바로는 아이 교육의 #1 Rule이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자'였다. 코 파는 행동이 남들에게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은 인정한다. 내 아이가 하더라도 얼굴이 찡그려지는데... 사실 코를 판 후 뒤처리만 깨끗이 한다면, 사실 콧속 정리하는 행위로 볼 수도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서 미국의 한 작가는 '코파기의 즐거움'이라는 코파기에 대한 진지한 연구서를 책으로 출판하기도 했다.

집 밖에서도 수시로 코를 파는 일이 보기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 아이들 적어도 집 안에서는 아이가 즐기고 행복해지게 하는 일을 그냥 내버려두고 보는 게 어떤가 하는 웃픈 고민에 휩싸였다.  내 혼자서는 고민이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오은영 선생님께 상담을 좀 요청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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