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미국취업 틈새전략으로 노려라
한국 생활도 이제 10개월이 다 되어간다. 미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안 남고 두 달 후면 다시 못본다 생각하니 주변 사람 모두가 벌써부터 그립고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하루에 두번 이상 마주치는 택배아저씨들까지도 가까운 지인처럼 느껴져서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하게 된다. 그새 정이 들었나보다. 그런데 오늘은 처음 뵙는 택배아저씨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동승했다. 새로오셨다 생각하고 인사를 꾸벅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딱걸렸다. 우리집 배달이다. 그것도 물배달. 택배맨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물 배달이다. 죄지은 것은 아닌데 괜시리 미안해서 “물배달이 제일 힘드시죠?”하면서 말을 걸었다. 연세가 60대는 되어 보이시는데 하필 우리집 물배달이 걸렸나 싶어서 인사치레 말이라도 하려했더니 “저는 물배달만 해요.” 하신다. 이게 무슨말?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니까. 틈새시장을 노린거죠.”
물배달이 제일 힘들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데 내가 잘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배달맨들이 물배달을 꺼려하니 물만 전적으로 도맡아 하신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남들이 하기 싫은 일을 찾아서 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나이에 밀리거나 약점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된다는 소리로 들렸다. 이러한 틈새전략은 한국에서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생각이 드니 미국 취업에 대한 그동안의 노하우와 경험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틈새전략: 남이 등한시하는 하는 기술이나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한 개발로 기존 시장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를 차지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틈새시장, 틈새 마케팅에서 비롯된 말이다. 틈새는 영어로 Niche라고 하는데 이는 '남들이 모르는 좋은 낚시터'라는 뜻이다.
외국인으로 미국에서 취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일을 할 수 있는지 허가(또는 비자)를 얻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비자(H-1 visa 가 대표적이다)가 있어야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보통은 일자리가 비자를 우선한다. 취업이 되면 그 이후에 비자나 허가서를 요청할 수 있다. 개인 사업체를 운영한다거나 단기간 취업이나 임시 취업 등에 제반되는 다양한 비자나 허가서가 있지만 이 포스트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Working visia, H-1을 기본으로 하는 직업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비자에 관련된 사항은 이곳에서 다루지는 않겠다. 중요하면서도 내용이 방대하여 다음에 집중적으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우선 취업 전략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미국도 실업률이 높아져서 외국인 고용에 대해서는 미국 연방정부가 아주 까다롭게 군다. 또한 고용주의 입장에서도 말도 잘하고 실력도 좋은 자국민이 넘쳐나는데 굳이 콩글리쉬를 남발하는 한국 사람을 고용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미국인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 영어 실력을 늘리고 실력을 키운다고 우리의 영어가 미국 본토 사람처럼 되기 어렵고 실력은 미국 사람들도 놀고먹는 사람이 아니니 실력 있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실정이 그러하기에 부득이 외국인을 고용해야 하는 상황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남들이 모르는 좋은 낚시터'인 것이다. 그 틈새는 물만 전담하는 택배 아저씨의 전략이 그 포인트이다. 미국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또는 미국 사람들이 미처 알아내지 못한 일.
찐 팁 1 미국 취업 틈새 전략
★ 미국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 미국 사람들이 아직 찾아내지 못한 일
먼저, 미국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서 상식이 되어버린, 미국 사람들은 수학을 잘 못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실제로 대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대학에 입학해서 신입생 때 들어야 하는 필수 과목 중에서 수학을 가장 어려워한다. 그리고 초중고 시절 수업시간에 계산기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기에 연산도 계산기 없이는 아주 어려워한다. 미국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이라기보다는 어려워하는 일은 수학 관련 일이다. 수학이 관련된 일이라면 수학선생님 말고도 현대의 많은 분야에 수학이 쓰이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것으로는 통계 관련 업무를 들 수 있다. 한국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원에 진학할 때 통계 능력으로 대학원 입학에서부터 장학금 혜택까지 수월하게 받아내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유학에 관심 있는 분들은 몇몇 자료만 살펴보아도 미국에 등록되어 있는 유학생의 대부분이 중국, 인도, 한국 학생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세 나라의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수학(통계) 능력임을 확신한다.
통계 수학이라면 수준이 높은 수학이지만 중고등학교 레벨의 수학도 미국 사람에게는 인기가 없는지 미국의 중고등학교 수학선생님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 대학교에서 수학이나 수학교육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수학선생님이 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미국의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간단한 자격조건을 갖추면 된다. 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선생님의 직업은 인기 직종은 아니다. 그래서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갖추었다면 외국인이라도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로 취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심지어 음악이나 영어 등 수학 관련이 적은 전공으로 학위를 마친 후에 수학교사 자격요건을 갖춰서 중고등학교 수학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을 보아왔다. 교사에 관심이 있고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 유학할 때 수학교사를 엄두에 둔다면 학위를 마치고 취업에 쉽게 다가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미국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나의 직업이 헤드헌팅이나 학생들 취업에 관련된 것은 아니라 전문적인 데이터나 다양한 분야를 커버할 수는 없지만 미국의 대학에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미국 본토 학생 및 유학생들의 취업률을 비교해보고 지극히 개인적인 자료나 지식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을 염두해 두시길 바란다. 밀레니엄 이후 유망직종으로 손꼽혔던 분야가 실버산업, 노인 관련 분야라는 것은 모두 인정할 것이다. 미국에서도 노인관련 전공이나 업종이 취업도 잘되고 인기가 있다. 노인 인구는 의료기술의 발전과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기에 노인고나련 전공이나 업종의 인기가 한시적인 것으로 볼수 없다.
그래서 노인관련 업종에 취업이 잘되기에 관련 전공들이 신설되고 요구 많은 반면에 학교에서 가르칠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취업이 잘 되니 전공 학생들이 최소 과정(학부)만 마치고 취업을 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전문과정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박사학위를 요구하는데 관련 산업이나 일반 사업체에서는 박사학위를 갖추지 않아도 고용을 하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서 학위를 취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더 발전할 분야이기에 앞선 지식을 갖고 전문가를 양성할 교육자들의 수요가 더 늘고 요구되는 것이다. 노인 관련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면 외국인이라도 어렵지 않게 대학에 교수로 채용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심지어 박사학위를 미국에서 마친 한국 유학생들이 다시 노인관련 학위 과정을 하고 있다. 한때 인기가 많았던 바이오(생물학, 생명과학)분야에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포부를 갖고 유학을 시작했지만 이미 학위소유자가 취업시장에 과포화여서 취업이 되지 않았다. 현재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 유학을 계획하거나 아님 현재 미국 유학을 마쳤지만 취업이 잘 되지 않는 분들이라면 노인관련 전공을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계획을 새롭게 세워보는 것도 추천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위의 틈새전략으로 취업이 되었냐고? 사실은 아니다. 나는 미국 사람들이 99%로 점유하고 있는 아니 아직까지 외국인 Academic Advisor는 한 명도 못 봤으니 그 퍼센트는 더 클 수도 있다. 나의 취업은 한마디로 하늘의 도우심이다. 그것 말고는 설명이 불가하다. 취업준비생들 모두 힘내시고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