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엄마가 너에 대해 책을 쓴다면

책을 읽고 있으니 아이를 처음 낳고 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있는데도 봐도 봐도 너무 예뻐서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뽀뽀를 하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건강하게만 자라. 다른 건 바라는 게 없어."라고 얘기했었다.
아이들은 놀랍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맑고 따뜻하고 향기롭고 반짝반짝 빛이난다. 이 세상 온갖 아름다운 수식어를 갖다 놔도 모두 잘 어울린다. 책에도 예쁜 표현이 많이 나온다.
며칠 전 읽었던 "웰씽킹"에서 저자가 프랑스에서 만난 한 노부인에게 인생에서 딱 한 가지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말에 돌아온 대답이 두 아들에게 공부하라며 매일 싸웠던 것이라고 한다. 순간 '나도 조심하지 않으면 저런 후회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두 아들의 엄마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자 사교육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하는 것 위주의 예체능 사교육이지만 안 시키겠다던 사교육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또 요즘 나의 잔소리는 내가 생각해도 어마어마하다. 그림책 "알사탕"에 길고긴 아빠의 잔소리가 나온다. 우리 아이들은 내가 그부분을 랩 하듯이 빠르게 읽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결국은 그것이 사랑의 표현이었다지만 알사탕이 없었다면 그것이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사랑과 긍정의 말은 어른들도 듣고 싶어하는 말일 것이다.
아이들은 불평불만이 없다. 엄마가 엄청난 잔소리를 퍼부어도 아무 말이 없고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놀이터여도 그저 좋다. 무언가 사달라고 조를 때도 엄마의 안된다는 말에 속상하지만 수긍한다. 물론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 그렇겠지만 더 크면 말대꾸를 하게 될 것이고 이런 잘못된 소통의 차이로 부모와의 관계의 간극이 벌어질 것이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나온 방구뽕(구교환 배우)님 말이 생각난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합니다. 나중은 늦습니다. 불안으로 가득한 삶 속에서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을 찾기에는 너무 늦습니다.
하나,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한다.
둘,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셋,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날씨가 너무더워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주르륵 흐르는데 더운 줄도 모르고 노는 게 제일 좋은 아이들이다.
"제발 오늘은 나가지 말자." 이제는 이 말 대신 이렇게 말해야겠다.
"오늘도 신나게 놀자."
